HA TAE IM

HA TAE IM Private Exhibition

GALLERY JOEUN
* HA TAE IM Spring Sonata *
April 12 - May 04. 2018 - Opening Ceremony 4.12(THE) 5:00pm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271-7 T.02-790-5889

ARTWORK

마음과 접촉하는 생명력의 색공간



권혜인(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처음 하태임의 작품을 마주한 것은 2011년도 서울시립미술관의 수장고에서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1900년대 초반부터 당해연도까지의 현대 미술 작품들을 수집, 소장하고 있다. 때문에 수장고는 한국미술사를 꿰어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인데, 하태임의 맑고 투명한 색띠의 리듬(2007년작 <통로(Un Passage)>, 2010년 수집)은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도 단번에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젊은 작가들에게서 많이 보였던 구상, 하이퍼리얼리즘의 경향과는 달랐던 그 작품 세계는 그로부터 10여년, 작가가 작업을 시작한지 26년차에 이르러 더욱 무르익고 있는 것 같다. 박서보, 이우환 같은 단색화 작가들 뿐 아니라 하인두, 최욱경처럼 색을 주요하게 사용하였던 작가들과 맥이 닿아 있으면서도 동시대적 감각을 공유하는 하태임의 색공간과 미학적 경험은 이전 세대의 회화론과는 또 다른 특질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가 미술사적으로 다음 세대의 중요한 추상회화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이유이다. 또한 그의 작품이 여러 국공립, 사립 미술관과 미술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색으로 빚어낸 ‘소통’의 〈통로〉

이번 전시 출품작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로〉시리즈는 하태임 작품 세계의 가장 중심적인 축이다. 때문에 <통로>의 의미와 방법론이 어떻게 생성되고 변모했는지 우선 고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통로>가 시작되기 전, 1995년의 첫 개인전에서는 <토하기>, <벙어리>, <험담꾼들>, <자화상>등의 작품들이 선보였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오른 프랑스 유학길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주의 화풍으로 담아낸 것이었다. <통로>가 정형화된 곡면의 요소가 반복되는 모습임에도 형식 실험 자체에만 몰두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와 진정성을 화폭에 담아내는 기본적인 태도가 초기부터 이미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프랑스의 디종 국립미술학교(1994년 졸업)와 파리 국립미술학교(1998년 졸업)를 수학하면서 ‘소통’이라는 주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유학 생활 동안 부딪혔던 언어적 문화적 소통의 어려움을, 처음에는 ‘타인과의 완전한 소통의 불확실성’으로, 부정의 의미를 내포하는 제스처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1998년부터는 화면에 문자 알파벳과 한글이 등장하여 이를 혼용하거나 중첩시키면서 문자가 가진 원래의 의미를 상실케 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1999년 귀국 이후 2003년부터는 색면과 색띠로 이 문자들을 덮거나 지우게 된다. 이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작품 <통로>가 탄생한다. 소통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성, 진보, 남성 같은 서구의 기계론적 사고를 체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자의 성격이, 사실은 소통을 억압하고 소통의 불가능성을 담지하고 있다는 점을, 문자와 그것을 부정하여 지우는 제스쳐를 통해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이는 역으로 완전한 소통을 희구하는 절실함의 발현”이었고, “자연의 색상이기도 하면서 인상적으로는 가장 인공적인 색상이라는 동시적 의미를 내포하는 노란색을 지우고 덮는 색으로 사용”함으로써 ‘소통에의 추구, 상징적 컬러와 제스처’라는 하태임 작품세계의 원형이 갖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2004년 홍익대 박사과정에 진학한 후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통로〉, 〈문(La Porte)〉, 〈인상(Un Impression〉 등의 시리즈가 발전되어 나가기 시작했고, 문자를 지우는 의미의 컬러밴드보다는 색채의 대비에 관심이 옮겨가면서 문자는 점차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 과정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처음엔 노란색, 하얀색으로 그림 속의 글자를 지우는 걸 표현했어요.
그 후부터 제 작품에서 문자들이 점점 사라져요.
내용이나 형상이 없어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그 과정을 통해 남은 색깔과 빛, 이런 것들이 제게 위안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컬러로 소통하기로 결심했죠.

- 하태임, 인터뷰 - 리빙센스, 2020


이렇게 작가가 지속해 온 <통로>라는 주제는 ‘색을 통한 소통’으로 나아가게 된다. 문자를 소거하는 역할로부터 출발하여 존재하던 색띠들은 이제 독립적인 조형 요소로 부상하게 되었으며, 반복적인 수행성이 더욱 강조된다. <통로>는 노랑이나 하양의 지우기 패턴이 평평한 거미줄처럼 교차되고 틈새의 공간을 드러내었던 유형에서, 컬러밴드들이 각각의 화음으로 조화를 이루거나 층위를 구분하는 등 독립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유형으로 변화한다. 조금씩 결박에서 풀려난 컬러밴드는 마지막 유형에 다다르면 늘어난 여백 안에서 장력에 의해 서로 교차하고 밀고 당기는 듯한 음악적 리듬감을 보여주게 된다. 2012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 「컬러 밴드를 이용한 비선형 만곡 패턴 구성의 회화적 역동 효과」에는 컬러밴드와 그 음악적 역동성에 대한 연구가
체계화되어있다.

색채가 가지는 무의식적인 측면과 색채의 배열에 따라 야기되는 감정의 변화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는, 점차 색들이 스스로 말하게 되면서, 기호와 문자로 소통되는 언어의 영역 대신 시각과 감성을 통해 전달되는 감동의 파장과 그로 인한 소통을 얻게 된다.
이 시기부터 더욱 더 컬러밴드에 집중하게 되었고 2015년에 스테인레스 스틸을 재료로 3차원의 색띠를 보여준 〈확장(Une Extension)〉을, 2018년에는 <통로>의 영상 작품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간 캔버스를 눕혀놓고 붓질을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벽에다 세워 그려 물감이 흘러내린 자국을 살리거나, 컬러밴드를 한쪽에 치우치게 하여 여백을 살리는 유형, 기존의 붉은 형광색이 빠진 회색바탕에 청색이나 녹색조 컬러밴드로 구성한 유형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몸을 통해 걸러지고 구축된 색공간과 색경험

이번에는 하태임 작품 세계의 특질인 색공간과 색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그의 작품을 선형적 시간의 흐름으로 읽었다면, 이제 하나의 작품이 품고 있는 화면의 조형적 구성을 관찰함으로서 우리가 하태임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미적 특성과 그만의 차별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색채 화가들은 화폭의 색공간을 두 가지 방향에서 사용해왔다. 즉 구성주의적 경향과 표현주의적 경향이 그것인데, 올피즘과 레이오니즘 같은 구성주의 경향이 음악적 율동과 기하학적 패턴을 통합함으로써 형상을 실험했다면,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로 대표되는 표현주의 경향은 몰형상과 자동기술에 의한 내면 심상풍경을 창출하는데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하태임은 음악적 율동을 지닌 화면을 구성하면서도, 이것이 내면 심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화면에 두 가지 특성의 색 공간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것이 작품의 첫 번째 특징이다.

마주보기, 등 돌림, 같은 곳을 바라보기, 교차하기, 어긋남을 이룬 색띠들의 ‘반복과 차이’는
자신만의 몸이 기억하는 ‘색경험’이자 음의 높낮이로 조화를 이룬 멜로디다.

- 하태임, 「작업노트 - 색채 환상곡」, 2015


이런 공존을 가능케하는 것은 만곡의 곡선을 수행하듯 반복해서 그려내는 제작 방식과, 색에 각각 자신만의 상징적, 경험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보는 작가의 철학이다.
작가는 캔버스에 배경색을 칠하고 그 위에 여러 색의 반투명한 색띠들을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여 여러 층의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몸통을 컴퍼스의 축처럼 고정하고 팔을 뻗어 선을 그리면 자연스럽게 곡선이 나오게 된다. 빨강의 경우는 5,6회, 흰색의 경우는 11회 정도 덧올려야 하기 때문에 완성까지는 두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작가의 신체를 바탕으로 반복되는 이 행위는 내면적 규칙과 운동으로 이루어진 내재율을 만들어낸다. 컬러밴드라는 동일한 형식의 반복과 색채들 간의 대비로 인해 시각적 힘의 강약 효과가 생겨나면서 시선이 이를 따라 이동하게 되며, 이것이 상대적으로 동적인 느낌을 주어 리듬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작가는 색이 “탈합리적(irrational) 요소와 존재론적(ontological)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하면서, “고유한 순색들은 망막을 통해 뇌까지 전달되는 신경계의 고유한 기억이나 경험을 통해 데이터화 된다”, 또 “색은 그리는 자의 본질이다. 본인의 작업에서 색은 심리적 상태를 있는 그대로 천명해주는 하나하나의 생명을 지닌 생명체이자 원형질이다”라는 언급으로 자신만의 몸이 기억하는 ‘색경험’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노랑은 빛이다. 찬란한 기억 또는 치유의 에너지이거나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인식된다. 연두는 초여름의 싱싱함, 휴식과 정신적 평화를 상징한다. 하양은 역사적으로는 천상의 순결함을 의미하지만 슬픔과 고독한 색으로 읽을 때도 있다.” 같은 말로 자신의 내적 심상을 색으로 그려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음악적 구성과 내면의 표현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작품의 첫 번째 특징이라면 두 번째의 특징은 반복되는 제스처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틈새의 공간에 있다. 작가는 “집중해서 선을 반복적으로 그리다보면 이 작업이 명상이고 수행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이 반복 제스처는 자아의 긍정과 부정, 그리고 현실의 초월됨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단색화 작가들의 자연에 대한 몰아일체와도 표현형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초기의 지우기나 감추기에서 차차 자기 자신에 대한 받아들임과 위로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틈새의 공간은 특히 기존 색채 화가들과의 변별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물감의 투명성이 극대화된 컬러패턴들이 화면에 중첩되어지면서 발생한 간격과 미묘한 차이, 컬러 패턴의 ‘어긋남’과 ‘교차’의 결과로 나타난, 층과 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틈새의 집합을 일컫는다. 전 홍익대 교수 김복영은 이 틈새 공간에 주목하면서 색공간 내에서 틈새와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조응들이 ‘차이의 원리에 의한 새로운 색공간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한바 있다.

종합하면 때로는 가려지고 지워지는 반복의 붓질이고 때로는 각각이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생명체인 이 컬러밴드들이 화면 위에서 음악적인 병치로 다른 색채들과 관계하고 조응하여 역동성을 이끌어내는 한편, 이것들의 반복과 확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공간은 시간을 투사하는 결과물로서 화면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그 틈새들은 점차 무한한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자 소통의 통로로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이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하태임만의 색공간이다.


마음과 접촉하는 화면, 생명력과 위로

마지막으로 동시대의 시각체계 안에서 하태임의 작품이 어떻게 공명하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찾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일상의 가장 많은 시간을 컴퓨터, 모바일, TV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우리의 감각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구글어스 같은 맵, 포토샵 같은 그래픽 툴, 영상 플랫폼인 유투브 등을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이전과는 다른 공간성과 시간성, 평면성을 경험케함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동시대 작가들의 평면 작품들은 이미지의 전유를 실험하는 등 현재의 재현체계에 대해 실험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기본적으로는 비물질적 스크린의 성격을 내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온라인으로 연결된 기기들을 사용하면서는 이것들이 확장된 신체로서 기능하게 되는데, 때문에 스크린의 표면과 그 너머의 행위들이 물리적 감각으로 지각되게 된다. 하태임의 작품은 이런 무빙 이미지나 변환의 감각과 닮아있다. 복수의 레이어는 무한한 스크린 너머의 공간과 성격을 같이 하며, 유동적이고 느슨하게 서로 연결된 요소들은 시각을 넘어 몸으로 확장된 감각을 자극한다. 자연색 뿐 아니라 형광 느낌이 나는 색의 사용은 빛나는 스크린과 현재 소비사회의 색채를 반영한다.

때문에 우리는 직관적으로 작품의 표면을 스크린처럼 감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하태임의 색공간과 그 표면을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동시대 시각물들과의 구조적 유사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 표면에서는 신체적, 감정적 접촉이 일어나기 때문이며, 그 안의 색공간에서 작가와 관객이 공간을 공유하고 서로의 체험을 주고받는 미학적 경험이 일어나 우리에게 위로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두 가지 요소에서 연유하는데, 첫 번째는 스크린과 닮았지만 물질성을 가진 화면이다. 물감과 커다란 캔버스, 사람 몸의 스케일을 반영하는 붓질은 마치 사람과의 포옹이 그렇듯 리듬감과 생명력이 가득한 표면에서 감정의 접촉과 그로 인한 위로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두 번째로는 내적 심상과 그린 자의 시간이 녹아있는 색공간이다. 작가는 이 색공간에 자신의 삶과 깨달음을 담아낸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굴곡의 시간들, 같은 자세로 그림을 그리다보니 발생한 어깨의 통증, 다시 그림을 그리지 못할까 두려웠던 감정들까지, 40대의 작가에게 작품은 세계와의 대응에서 빚어진 이항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 자신이다. 작가는 이를 회복하고 치유했던 것은 역시 색이었다고, 색이 자신을 위로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치유 받았던 것처럼, 관객들도 색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를 바란다. 그런 바람처럼 우리는 이 색의 공간에서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핑크는 화해와 너그러움의 색이다.
깊고 쓸쓸한 겨울을 살아내게 한 핑크는 따스하다.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버리는 다시금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색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춘기에 이르면 유년기에 사랑해 마지않던 핑크를
유치하고 여성성을 드러내는 색이라고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인생의 거친 풍랑을 지나고 내면을 마주하고서야 만난
자신의 비뚤어진 고집스러움에 용서를 구하는 색이다.

- 하태임, 「블루가 핑크를 만나면.. 가나아트 나인원 개인전에 부쳐」, 전시도록, 2020


‘인생의 거친 풍랑을 지나고 내면을 마주하고서 만난 자신‘을 색으로써 드러내는 작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선배로서, 친구로서, 딸로서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만곡의 색띠가 조형적 쾌를 넘어 앞으로도 사람의 마음에 닿는 생명력과 위로를 전하기를 기대한다.



Color Space of Vitality reaching the Heart



Hyein Kwon (Curator, Seoul Museum of Art)

I first encountered Taeim HA’s work in 2011 in the SeMA (Seoul Museum of Art) storage room. SeMA collects and houses contemporary artworks from the early 1900s to the present, allowing its collection to depict the whole history of Korean art. The bright and lucid color bands of HA’s rhythmic Un Passage of 2007 (collected in 2010), immediately caught my eye among the numerus artworks. HA’s work was different from the figurative and hyperrealist fashion prevalent among the young artists at the time, and has continued to mature in the ten years since then, during the 26th year of the artist’s work. HA’s color spaces and aesthetic experience share some common ground with Dansaekhwa (Monochrome painting) practitioners, such as PARK Seo-bo and LEE Ufan, as well as with painters who prioritized the use of color, like HA Indoo and CHOI Wook-kyung. Yet it remains contemporary and distinct by displaying a different quality than paintings by previous generations. We expect HA to establish herself in art history as an important abstract painter for generations to come, as already demonstrated by the keen attention paid to her work by various national institutions, private museums, and the art market.

Un Passage: ‘communicating’ with color

The Un Passage series, accounting for most of the entries in this exhibition, is the central axis of HA’s work, making it necessary to consider how its meaning and methodology were created and transformed. Her first solo exhibition in 1995, before Un Passage, featured Vomiting, Dumb, Gossipers, and Self-Portrait, all done in an expressionist style directly conveying the many intense emotions she experienced on her way to study in France after her father’s death. Building on this foundation, HA has created and formed her own unique approach and pour her story and sincerity onto the canvas. Despite the repetition of the standardized curved elements in Un Passage, this was not an immersion in the experiment of form itself.

HA began to pay more attention to the subject of ‘communication’ while studying at the Ecole Nationale Superieure D’art et Design de Dijon (graduated in 1994) and École des Beaux-Arts, Paris (graduated in 1998) in France. The difficulties of linguistic and cultural communication that she encountered while studying abroad were initially expressed as ‘the uncertainty of complete communication with others’, using gestures implying the negativity of meaning. From 1998, the letters of the alphabet and Hangul began to appear mixed and overlapped on the canvas, losing their original meanings. After returning to Korea in 1999, in her work from 2003 onwards letters were covered or erased by color surfaces and color bands. Thereafter the work Un Passage evolved in the form as we know it. Letters are the most important tool of communication, embodying Western mechanistic thinking such as rationality, progression, and generally masculine characters. However, at the same time they also surpass this function, and incorporate the impossibility of communication itself. This aspect is enhanced by the gesture that negates and erases the letters. As the artist states, ‘this is the manifestation of a desperate desire for a complete communication’. She used ‘the color yellow, which contains ambivalent meaning, as a color of nature and, impressively, as the most artificial color, to erase and cover’. In this way, the prototype of HA’s work – the pursuit of communication, symbolic color and gestures – was established.

After entering a PhD course at the Hong-ik University in 2004, the series of Un Passage, La Porte, Un Impression etc. were developed between 2006 and 2012.
Her interest moved from the color bands erasing the letters to the contrast of colors, as the letters slowly disappear from the canvas. The artist comments on this process as follows:

“At first, I expressed erasing of the letters in the picture with yellow and white colors. From then on, the letters gradually disappear from my works. I believed that it can still be beautiful even if there is no content or figure. Colors and light that remained after such processes gave me comfort. So I decided to communicate in color.” (Taeim Ha, Interview for Living Sense, 2020)

The theme of Un Passage, which the artist has continued to work on, thus progresses to ‘communication through color’. Color bands that once existed to erase letters have now emerged as independent formative elements, while further emphasizing their repetitive performance. In Un Passage, yellow or white color bands evolved from earlier patterns of erasing, intersecting like a flat spider web to reveal a space in between, to now performing new and independent roles, such as making harmonies or dividing layers. Gradually released from their shackles, these color bands have finally reached the ultimate form that creates musical rhythm as they crisscross, pull, and push each other, creating tension in space. The study of color bands and their musical dynamics is systematized in HA’s PhD thesis: ‘The dynamic painted effect of nonlinear C-pattern composition used by color bands.’

HA became interested in the unconscious aspects of colors and the changes of emotion caused by their arrangement. When the colors began to speak by themselves, the artist was able to depict the waves of emotion and communication following the realm of sights and senses, instead of the language of signs and letters.

HA thereafter began to focus on color bands even more earnestly. In Une Extension in 2015 she tried to create 3-dimentional color bands using stainless steel material. In 2018, she experimented with a video version of Un Passage. In recent years, HA further varied this theme by placing the canvas on the wall instead of laying it down to be painted upon, and used the drips and drops of paint instead. Sometimes color bands are skewed to one side, leaving more white space on the canvas. Other compositions use blue and greenish color bands on gray backgrounds without her typical fluorescent red.


Color space and color experience: filtered and built through the body

I would like to discuss in detail how the space and experience of color are characteristic of HA’s work. After temporally locating the scope of her work above, will now examine each work and its formative composition, in order to discuss the aesthetic characteristics and distinctions of HA’s work.

Historically, color painters have used the color space of canvas according to either the Constructivist tendency or the Expressionist tendency. Constructivist paintings, including Orphism and Rayonism, have experimented with form by combining musical rhythm and geometric pattern. Expressionist paintings, as represented by Art Informel and Abstract Expressionism, were interested in creating inner imaginative landscapes by anti-figurative aesthetics and automatism. HA, however, composes a canvas with musical rhythm, and insists that this expresses its inner imagery. Two different peculiarities of color spaces can therefore coexist in one canvas, which is the first characteristic of HA’s work.

“‘Repetition and difference’ of color bands’ facing each other, turning back, looking at the same place, crossing and deviating is a ‘color experience’ that one’s own body remembers and a melody that harmonized with the high and low notes.” (Taeim HA, work note, Color Fantasia, 2015)

The artist’s ascetic practice repeats the drawing of the curved lines using her own body and her philosophy is that each color has its own symbolic, experimental meaning. HA repeats the process of applying a background color on the canvas, painting translucent color bands of various colors, and allowing them to dry, in order to create multiple layers. The curves appear naturally when the artist fixes her torso like the axis of a compass, and draws a line with an outstretched arm. This process takes more than two months to complete, because red has to be applied five or six times, while white has to be added eleven times. This repetitive act using the artist’s body creates an inner rhythm consisting of internal rules and movements. The repetition of the same form – color bands – combined with the contrast between the colors, creates a dynamic of visual power that directs the gaze along it, allowing rhythm to appear from the relatively dynamic sense of movement.

According to the artist, colors ‘contain both irrational and ontological element at the same time’ and ‘unique solid colors are databased through unique memories or experiences of the nervous system that transmit to the brain through the retina’. HA explains the ‘color experience’ that her own body remembers by mentioning that ‘color is the essence of the painter. In my work, color is a living organism and protoplasm that manifests my psychological states.’ The comments demonstrate that the artist is drawing her inner experience and imagery out through the color: ‘Yellow is light. It is perceived as a brilliant memory or healing energy, or a source of ideas, while light green symbolizes the freshness of early summer, relations, and mental peace. White has historically meant heavenly purity, but it is also sometimes read as sadness and solitude.’

If the first characteristic of HA’s work is the coexistence of the musical composition and inner expression, the second one lies in the repetitive gestures and the space created by them. The artist states that ‘when I concentrate and draw lines repeatedly, this work feels like meditation and practice.’ This repetitive gesture shares a form of expression with the Monochrome painting (Dansaekhwa) practitioners’ oneness of the ego with the external world, as it reflects positivity and negativity of the ego and the transcendence of reality. Furthermore, HA seems to be gradually moving from an initial gesture of erasing or hiding towards the acceptance of and comfort in oneself. This gap becomes the point distinguishing her work from existing color painters. It refers to the set of gaps between layers, the subtle differences, and the ‘displacement’ and ‘intersection’ of the color patterns when the transparency of paints is maximized and color patterns are superimposed on the canvas. KIM Bok-young, a former professor at the Hong-ik University, has focused on this space, and argues that these absences within the space of color and the connections they imply suggest ‘the possibility of a new color space based on the principle of difference’.

To conclude, these color bands are sometimes a repetitive brushstroke, that is then obscured and erased, while other times are a living being itself. Yet each contains its own life, and relates and coordinates with other colors on the canvas in a musical juxtaposition that engenders a certain dynamic. On the other hand, the space created through repetition and the expansion of color bands produces the depth of the screen as a result of projecting time. The gaps gradually expand into an infinite space, and function as a passage to a type of communication. This is HA’s unique color space, which is so distinct from that of other artists.


Canvas in contact with the heart: vitality and comfort

I will now explore how HA’s work resonates within the contemporary visual system and what meaning this conveys.

We spend most of our daily life in front of computers, mobile phones, and TV screens. When we think of maps such as Google Earth, graphic tools such as Photoshop, YouTube, or any other image platforms, we find that these tools allow us to experience spatiality, temporality, and flatness vastly different than before. Contemporary artists are therefore increasingly experimenting with current systems of representation, such as the appropriation of images, in the planes of their own works. In many cases, these imply the nature of an immaterial screen. Devices connected online even come to function as an extended body, allowing actions on the surface of the screen to be perceived as physical sensations. HA’s work speaks to precisely these senses of movement and transformation.

These multiple layers resemble the infinite space and character beyond the screen, whereas the fluid and loosely connected elements create a musical rhythm and vitality that extends beyond sight and into the body. The use of fluorescent as well as natural colors reflects those that shine on the screen, as well as those of modern consumerist society.

Therefore, we can intuitively sense the surface of the work like a screen. However, attention to HA’s color space and surface is not only drawn by the structural similarity with contemporary visual objects. This is because physical and emotional contact occurs on the surface. The artist and audience share and interact in the space of color, which conveys comfort to us. This stems from two factors: the first is HA’s canvas, which resembles a screen yet has physical materiality. Paints, a large canvas, and brushstrokes on the scale of a human body evoke physical contact and emotional comfort on a surface full of rhythm and vitality - akin to hugging another person.

The second is the space where artist’s inner imagery and her physical time congeal. The artist brings her life and enlightenment to this color space. Now in her 40s, the artist is not transposing her response to the world, but is rather putting her own self in her work. This brings the reality of her personal history: of a shoulder pain flaring up from the poor posture demanded by drawing, or of her fear of not being able to draw again. HA confesses that it was color itself that recovered and healed this pain, and that color was what comforted her. She wants her audience to gain energy from color just as she herself was healed by it. Speaking to the artist about this color space, she shares:

“Pink is the color of reconciliation and generosity. The pink that made the deep and lonely winter alive is warm. It is a color that melts the frozen heart and makes you look back on time. When most girls reach puberty, they turn away from pink. Although they loved it in their childhood, pink becomes childish and feminine. However, it is from the color pink that we ask forgiveness for the perverse stubbornness that we confront, only after passing through the rough storms of life.”
(Taeim HA, Exhibition Catalogue, When Blue meets Pink, solo exhibition at the Gana Art, Nineone. 2010)


The artist reveals herself, ‘confronted, only after passing through the rough storms of life’ in color. This raises a deep empathy within us for the senior, friend, and daughter now in our own lives. And it is hoped that this curved color band will continue to deliver vitality and comfort, and reach out to touch people’s hearts beyond the pleasure of its own 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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