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투명해지고 잠잠해지다.
본인 작업의 핵심은 조화에 있다. 이 조화란 감추어진 색채와 드러난 색채들이 만드러내는 조화를 의미하며, 화면에 병치된 붓질의 다양한 패턴은 화면에서 구조적 형상으로 나타낸다. 이것의 발단은 가시적인 색채가 비가시적인 어떤 인상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념을 기초로 시작되었으며, 본인의 작업에 나타나는 여러 양상들의 공통점은 지우기라는 붓질의 의미와 함께 행위의 반복이 이끌어내는 형상들의 구조화에 있다.
색은 그리는 자의 본질이다. 본인의 작업에서 색은 심리적 상태를 있는 그대로 천명해주는 하나하나의 생명을 지닌 생명체이자 원형질이다. 각각의 생명체인 이 색채들이 어떻게 각각의 캔버스에서 스스로 소리를 내고 호흡하느냐는 다른 색채들과의 관계와 조응에 의해 형성된다.